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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쉽고 읽기 편한 글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sean-deepdive 2024. 3. 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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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글이 좋은 글인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 글, 블로그에서 조회수가 높은 글에는 공통점이 있다. 마찬가지로, 블로그 글쓰기 관련 책을 보면 강조되는 사항이 있다.

"짧게, 읽기 쉽게, 최대한 간결하게 써라"

단어를 최대한 쉽게 쓰고, 문장을 짧게 끊어 쓰고, 누구나 읽기 쉽게 쓰라는 것이다.

이렇게 쓴 글이 읽기 쉽고 보기 편하다는 것은 맞다. 실제로 많은 이웃분들도 이런 방식으로 글을 쓰고 계신다.

그런데 이렇게 쓰인 글이 과연 머리속에 많이 남을까?


두뇌의 반응

뇌과학의 어떤 인지 반응 검사에 따르면, 이해하기 쉬운 것을 보거나 읽을 때에는 정신적인 지름길을 이용하게 된다. 뇌에서 따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는 게 아니라 생각을 건너 뛰는 것이다. Drunk Tank Pink: And Other Unexpected Forces That Shape How We Think, Feel, and Behave

반대로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약간 어렵고 불편한, 뭔가 다른 이상한 것을 볼 때에는 어떨까? 그때 두뇌는 우리의 의식을 깨운다. 정신적인 능력을 사용해서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쉽고 술술 읽히는 글보다는 이게 무슨 소리지? 하고 신경 쓰고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글이 사실 우리 뇌를 더 자극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다.

 


쉽고 어려움 그 사이

 

<생각에 관한 생각> 에 따르면, 우리 뇌는 직관과 감정을 담당하는 시스템1 과 생각과 이성을 담당하는 시스템2 로 이루어져 있다.

시스템1은 숨을 쉬거나 걷거나,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할 때 쓰이는 자동 응답 시스템이다.

시스템2는 본능적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생각하게 하는 심사숙고 시스템이다.

시스템1의 영역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기억에 남지 않는 일들을, 시스템 2의 영역에서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들을 처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시스템1 일까 시스템 2일까?

답은 바로 그 중간이다. 대략 시스템 1.5쯤 되겠다. 너무 쉽지 않으면서도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지는 않는 그 사이를 골디락스 존 Goldilocks zone 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할 때 골디락스 존으로 가져간다면, 우리 두뇌가 활성화되면서 학습 효율이 최고치가 됨과 동시에 재미도 있는 시스템1과 시스템2의 장점을 다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작가나 블로거들이 독자들(이웃들)에게 잘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도 계속 그런 고민을 해 왔다.

쉬운 글을 쓰면 무언가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어려운 글을 쓰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댓글들이 달려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읽기 쉬우면서도 내용이 너무 가볍지는 않은 글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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